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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를 끓이지 않고 거르는 분리막 정제 기술, 증류 100년을 바꾸나

분자 정유는 원유를 가열하지 않고 다공성 고분자 분리막으로 상온에서 정제하는 기술로, 카이스트 고동연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네이처 6월 25일 자에 실립니다. 끓여서 성분을 나누던 증류 대신, 값싼 고분자 막에 원유를 그대로 흘려보내 무거운 성분과 가벼운 성분을 갈라냅니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정제 에너지를 31.6퍼센트, 이산화탄소를 37.6퍼센트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 년 넘게 굳어진 증류 공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결과라, 8년차 정책복지 전문 언론사 사이드뷰 뉴스가 정리했습니다.

분자 정유란 무엇이고 기존 정제와 어떻게 다를까

분자 정유는 끓이는 증류 대신 막에 통과시켜 성분을 나누는 원유 정제 방식입니다.

기존 정제는 원유를 통째로 데워서 끓는점 차이로 성분을 나눴어요. 분자 정유는 그 순서를 바꿉니다. 가열로에 넣기 전에, 분자 크기로 성분을 거르는 막을 한 번 통과시키는 거예요. 무거운 성분은 막에 걸리고 가벼운 성분만 빠져나갑니다. 가열 자체를 줄이니 열에 쓰던 에너지를 앞단에서 덜어낼 수 있어요. 코팅 같은 별도 처리 없이 값싼 고분자 막을 그대로 쓴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증류 공정은 왜 막 분리로 바뀌고 있을까

증류 공정은 원유를 350도 이상 가열했다 식히는 구조라 에너지 소모가 커, 막 분리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원유를 350도가 넘게 데웠다 다시 식히는 일이 쉼 없이 되풀이됩니다. 들어가는 열이 상당해요. 전 세계 정유 공장이 증류에만 쓰는 에너지가 한 해 1,100테라와트시(TWh)에 이릅니다. 1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약 130기를 1년 내내 돌려야 나오는 양입니다. 에너지를 그만큼 태우면 온실가스도 그만큼 나와요. 증류 공정이 효율과 탄소 양쪽에서 부담이 커지자, 막으로 먼저 거르는 방식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분리막을 쓰면 에너지와 탄소는 얼마나 줄까

분리막으로 먼저 거른 뒤 증류하면 에너지 31.6퍼센트, 이산화탄소 37.6퍼센트, 운영비 36퍼센트가 줄어듭니다.

방식은 단순해요. 처음부터 끓이지 않고, 가벼운 성분을 분리막으로 먼저 걸러낸 다음 남은 것만 증류합니다. 기존 공정을 통째로 바꾸지 않고 앞단에 막 단계를 더하는 형태라, 설비 부담도 비교적 적은 편이에요. 절감 폭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구분 기존 증류 공정 분리막 선처리 후 증류
가열 방식 원유 전체를 350도 이상 가열 가벼운 성분을 막으로 먼저 분리 후 가열
에너지 기준 31.6퍼센트 절감
이산화탄소 기준 37.6퍼센트 절감
운영비 기준 36퍼센트 절감

 

끓이지 않는 원유 정제는 어떤 원리로 가능할까

끓이지 않는 원유 정제는 다공성 고분자 막에 원유를 흘려보내면 무거운 성분이 2나노미터 이하 미세 통로를 스스로 만들며 가벼운 성분만 통과시키는 원리로 가능합니다.

코팅하지 않은 고분자 막에 원유를 흘려보내면, 무거운 기름 성분이 막 안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 자리가 좁은 길을 만들어 2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한 통로가 생겨요. 이 길로는 가벼운 성분만 빠르게 지나가고 무거운 찌꺼기는 걸러집니다. 보통은 막을 막히게 하는 오염을 오히려 분리 통로로 바꿔 쓴 셈이에요. 막 표면에 선택층을 코팅해야 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은 접근입니다. 연구팀은 실제 원유를 HD현대오일뱅크에서 공급받아 산업 현장에 가까운 조건에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분자 정유는 어디에 쓰이고 언제 상용화될까

분자 정유 분리막은 정유·석유화학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배터리 용매, 의약품 정제까지 넓힐 수 있고, 네이처 게재 이후 대면적 모듈화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쓰임새가 정유 공장 안에만 머물지 않아요. 연구팀은 같은 원리를 폐플라스틱을 녹여 만든 열분해유 정제, 배터리 용매 회수, 의약품 정제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해외 기술에 기대 온 분리 공정을 국산 플랫폼으로 바꿔 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다만 실험실에서 검증한 막을 공장 규모로 키우는 대면적 모듈화와 오래 안정적으로 돌리는 장기 운전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핵심 수치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항목 내용
미세 통로 크기 2나노미터 이하
분리 속도 기존 분리막 대비 약 23배
내구성 28일 연속 운전에도 성능 유지, 실제 원유는 HD현대오일뱅크 공급
확대 적용 시 감축량 연 약 1,000만 톤, 승용차 약 400만 대분

 

자주 묻는 질문

Q. 분리막 정제는 증류보다 안전하고 품질이 떨어지지 않나요?

A. 안전성과 품질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막 분리는 고온 가열 단계를 앞단에서 줄여 주는 방식이라 공정상 열 부담을 낮추는 쪽에 가깝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원유로 검증해 무거운 성분과 가벼운 성분을 정밀하게 갈라냈다고 밝혔는데, 분야별로 추가 검증은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기존 정유공장에 분자 정유를 도입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A.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결과는 네이처 게재 단계이고, 공장 규모로 키우는 대면적 모듈화와 장기 운전 검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존 배관에 막 단계를 더하는 형태라 설비를 통째로 바꾸지 않고 단계적으로 도입할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이 분리막 기술은 국산인가요, 해외 의존을 줄일 수 있나요?

A.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입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값싼 고분자 막으로 구현했고, 해외 기술에 기대 온 분리 공정을 국산 플랫폼으로 바꿔 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실제 의존도를 얼마나 낮출지는 상용화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 네이처 논문 “Crude Oil Fractionation by Means of Mesoporous Polyacrylonitrile Membranes”

글 | 사이드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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